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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상과 생각에 대하여

30대 직장인은 괜찮게 살고 싶습니다

by 리리뷰어 2023. 3. 11.

공부 제대로 안 한 지 10년이 넘었습니다

 

1.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정신을 차려보니 2023년도 벌써 3월이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매년 하던 새 해 결심도 잘 하지 않게 되어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봄'이 찾아오니 또 새로운 마음이 듭니다. 한 때는 3월이면 가슴 뛰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새로운 곳에서 새 사람들과 새 인연을 맺어가며 즐거운 기억들을 많이 만들곤 했습니다. 지금도 언젠가의 저처럼 들뜨고 안절부절한 마음으로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고 있는 학생들이 많겠지요? 오늘따라 이상고온인지 3월 초 기온이 벌써 20도를 넘어섰습니다. 점심 시간 산책을 하다 보니 길가에 산수유며 매화 꽃망울들이 조금은 성급해 보이는 속도로 자그마한 얼굴을 내밀기 시작한 것이 보였습니다. 

 

문득 올해는 조금 더 괜찮게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최근에 읽은 책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술술 읽히는 베스트 셀러 소설을 골라 보는 것은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든다고 하면서도 또다시 집어든, 비교적 최신의 베스트 셀러 소설입니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밥 딜런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 불편한 편의점 1 중에서 -
> 행복했냐고? 모르겠다. 행복은 바라지도 않는다. 삶의 순간순간에 만족하는 찰나가 잦길 바랄 뿐이다.
> 갑자기 사는 기분이 들었다. 그냥 사는게 아닌 진짜 사는 기분이 배 속 깊은 곳에서부터 멀미처럼 요동쳐 숨이
   다 가빠왔다.
- 불편한 편의점 2 중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항상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저는 사는 것에 쉽게 만족하는 편입니다. 종종 즐겁고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힘든 싸움'이나 '멀미처럼 요동쳐 숨이 다 가빠오는' 사는 기분에 대해서 호기심을 느꼈습니다.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치열하게 달려가는 사람을 보게 되면 그 모습에 감명받거나 때로는 질투심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그저 신기하고 의아하기만 했다가도 또 어떤 날은 지독한 열등감과 자괴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왜 그것이 괴로웠을까?

지금은 무뎌져 자주 느끼지 못하는 그 기분을 새 봄의 온기에 기대어 더듬 더듬 떠올려 보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요즈음 느끼는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들은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어제보다 더 나아진 나, 더 많은 것을 알고 할 수 있게 된 나,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보람을 느끼던 나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예전에는 조금 더 치열하게 살며 빛나는 나를 꿈꾸기도 했었는데 어느덧 그런 기억들은 희미하기만 합니다.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내가 쌓아온 것들을 조금씩 빼먹기만 하면서 살고 있는 모양입니다.

 

매일 매일 같은 곳으로 출퇴근하며 비슷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 크게 불행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그냥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지금은 그냥 살고 있습니다.

 

힘든 싸움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치열하게 어디로 달려가거나 반드시 무언가를 얻어내고 싶은 것도 아닙니다. 그저 '더 나은 나'로 조금 변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배 속이 조금은 요동치는 것 같았습니다. 약간은 숨이 가빠올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상당히 꿈이 밋밋한 편이라서요. '잘 사는 것은 모르겠지만 조금쯤은 더 괜찮게 살고 싶다.' 그런 결심을 하기 좋은 봄이었습니다. 어차피 10대도 20대도 아닌데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괜찮게 살려고 하다 보면 잘 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2. 그럼 뭘 시작해 볼까?

직장 생활이 어느덧 10년 차에 육박하는 사회생활 고인물입니다. 그런데도 기본적인 것들도 모르는 일이 아직 무지하게 많습니다. 꿈도 무척 밋밋한 편이니 계획도 우선 작게 작게 그려볼까 합니다. 은근슬쩍 작년이나 연초부터 시작한 일들도 꽤 있었습니다. 의외로 저는 이전부터 괜찮게 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1. 재테크
    - 연말정산 전략 제대로 짜기: ~3월 이내
    - 연간 소득-지출 계획 수립하기: ~ 3월 이내
    - 금융/투자 공부: 최소한 연금저축의 운용부터
    - 직장 외 소득 창출: 글쓰기, 이모티콘 만들기, 블로그

  2. 어학
    - 영어 원서 읽기: 분기당 1권
    - 영어 잡지 공부: 분기당 1권
     
  3. 스킬
    - 노션 활용: 인생 템플릿 제작 및 활용 (25%)
    - 데이터 분석 Tool 공부: Power BI(중급까지), Python(초급까지), Excel(고급까지)  스킬 향상
    - ChatGPT 활용 방안 탐구

  4. 교양
    - 비문학 도서 월 1권씩 읽기
    - 주 2회 이상 운동
    - 태블릿 PC 드로잉 공부
    - 영화나 책, 여행지에 다녀오면 리뷰 작성 
    - 나 자신에 대해 기록하기

이 중 몇 가지는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고 몇 가지는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들입니다. 내친김에 그 일환으로 블로그도 개설해 보았습니다. 관련한 것들은 앞으로 차차 블로그에 정리하고 남겨볼 계획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꾸준히 조금씩 해볼까 합니다. 원래 꾸준한 게 가장 어려운 일이지만 지금은 예감이 좋습니다. 벌써 조금쯤은 괜찮게 살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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