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관련 이야기/서평, 도서 리뷰 6

[도서리뷰] 마녀체력(2018, 이영미), 언제나 갖고 싶은 바로 그것

'마녀체력.'  제목만으로도 어떤 내용일지 대충 짐작이 갑니다. 저는 심각한 편독을 하는 편이라 어지간하면 소설 외의 책을 잘 읽지 않습니다. 작년에도 '비소설 12권 읽기'를 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책은 평소의 저라면 스스로 골라 읽지 않았을 내용이지만, 남편의 권유로 읽게 되었습니다. 역시나 어떤 이유로 권유를 한 것인지도 제목부터 느낌이 옵니다.  그럼 책이 어떤 내용이었는지 한 번 살펴 볼까요.  1. 도서 및 저자 정보  책의 저자 이영미 작가님은 화려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했고 오랫동안 출판사 에디터로 근무했으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펭귄클래식코리아'의 대표 및 '웅진지식하우스'의 대편집자를 지냈습니다. 저는 몰랐지만 회사..

[도서리뷰] 스릴 너머(2024, 도준우), 무엇을 보게 될까?

'티저북이 뭐야?'  게을러서 가끔밖에 포스팅을 하지 않지만 저는 올해도 여전히 문학동네와 민음사의 북클럽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매번 신년 재가입이며 송년 키트 포스팅을 하겠다고 사진은 잔뜩 찍어 놓지만 손가락이 이렇게나 무거우니 한심한 노릇입니다. 북클럽 활동 또한 책 읽기 외에는 거의 참가하지 않는데 이번에는 어쩐 일로 북클럽 문자 한 통이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티저'라고 하니, 아이돌 신곡 발매 MV 티저를 열심히 찾아 보던 때가 떠오릅니다. 문득 흥미가 느껴져 티저북을 신청해 봤습니다. 모바일로 뚝딱 할 수 있으니 깊이 생각하지 않고 가볍게 신청했습니다.   어떤 책을 고를까? 최근에는 서정적인 소설과 에세이에 약간 물려 있던 터라, 두번째 선택지를 보니 이유없는 거부감이 느껴집..

[도서리뷰] 우리 마음은 늘 우리 저 너머로 쓸려간다(미셸 드 몽테뉴)

'우리 마음은 늘 우리 저 너머로 쓸려 간다.' 제가 올해 세웠던 목표 중 하나는 '소설'이 아닌 책을 12권 읽는 것입니다. 연초 출판사 북클럽을 신청할 때 평소와 달리 소설이 아닌 책들을 몇 권 골랐던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우리 마음은 늘 우리 저 너머로 쓸려 간다'는 그 중 한 권으로 민음북클럽의 올해 특전 도서입니다. 읽기 전엔 잘 몰랐는데 이 도서는 책의 전문이 아니라 일부를 선정하여 큐레이션한 도서였습니다. 에세이의 원형이 되는 고전 도서, '에쎄'의 내용 일부를 발췌하여 엮은 책이었습니다. '에쎄'의 저자인 미셸 드 몽테뉴는 프랑스의 철학자(?)입니다. 부유층 지식인이자 작가였으며, 오늘날은 에세이의 조상님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저자가 철학자여서 그런지 이 책, 처음에는 도대체 이..

[도서리뷰] 달러구트 꿈 백화점 1~2(2020, 2021), 꿈나라 이야기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꽤 오랫동안 전자 도서관 베스트 셀러로 떠 있던 책입니다. 종이책이 번거로워 한동안 전자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기를 즐겨 했었는데, 거의 늘 메인 화면에 이 표지가 떠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몇 번 빌려볼까 했었지만 항상 대여 중에 대기 예약이 많이 걸려 있었습니다. 올해 밀리의 서재 구독을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전자 도서관에서 궁금한 책을 바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답답하다' 라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이 책 덕분에 전자책 구독을 하게 되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표지 상단에 쓰인 이 문장과 '잠들어야만 입장 가능한 신비롭고 몽환적인 마을'이라는 문구를 보며 어떤 이야기일지 내용을 짐작해 보았습니다. 잠든 사람들이 ..

[도서리뷰] 어린이라는 세계(2020), 우리 곁의 꼬마들

'어린이라는 세계'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한 해가 다르게 꾸준히 아래로 아래로 곤두박질 치고 있습니다. 작년이 최저일까 싶었던 합계출산율 0.78도 올해도 무난히 한 번 더 아래로 갱신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맘충이니 노키즈존이니 교사에게의 갑질이니 하는 최근의 삭막한 얘기들을 다 떠나서, 저는 아기들을 무척 좋아하는 편입니다. 작고 귀여운 아기를 보면 저절로 방긋 미소가 지어집니다. 우연히 길에서 아기를 마주하면 보호자 몰래 어떻게든 한 번 아기의 시선을 받아 보려고 이상한 표정도 짓고 멀찍이서 장난도 쳐봅니다. 요새는 아기들을 자주 마주하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쉬울 뿐입니다. 하지만 어린이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여기서는 어쩐지 고개를 갸웃하게 됩니다. '어린이'라는 단어는 아기보다 더 손이 많이 가고 성..

[도서리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2007), 기아에 대한 이야기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오래된 스테디 셀러를 하나 골라 읽어 보았습니다. 저는 책의 주제가 막연히 가난, 부의 분배와 관련한 것이리라 짐작했습니다. 왜 세계의 부는 골고루 나누어 지지 못하고 특정 자본들이 독식하고 있는가? 왜 공산주의는 쫄딱 망해 버렸고 자본주의, 자유주의가 세계를 접수하게 되었는가? 말하자면 일종의 경제학 또는 자유주의의 부작용, 수정자본주의에 관한 책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하지만 예상은 살짝 빗나갔고, 책의 주제는 그보다 조금 더 직접적인 것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기아'. 이 책은 세계의 굶주림에 관한 것입니다. ​1. 도서 및 저자 정보 책의 저자는 학자이자 활동가로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일한 경력을 가진 장 지글..